정보공간_1

[대학생 추천도서] 인문학, 가볍게 읽어보세요 :) 본문

info/SSM 청춘생활백서

[대학생 추천도서] 인문학, 가볍게 읽어보세요 :)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10. 24. 18:19

*사진출처 Flickr


청춘생활백서 두 번째 시간입니다. 벌써 선선해지나 싶더니, 한낮에는 햇살이 예사롭지 않은 것이 정말 가을이라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런 선선한 날에 읽기 좋은 책을 몇 권 추천해 드릴께요. 대학생 추천도서라고 말하면 조금 거창해 보일까요? 세상에는 너무 좋은 책들이 많지만, 읽지 않으면 의미가 없겠죠.


*사진출처 Flickr



인문학적 정신이 필요하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하지만 막상 인문학 책을 짚기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죠. 그런 분들을 위해 오늘은 가볍게 읽기 좋은 인문학 책들을 대학생 추천도서로 소개해 드릴께요. 기준은 간단합니다.


1) 단권으로 되어 있을 것

2) 쉽게 읽히는 책일 것


책을 정하고 보니 결국 인문학 에세이 추천도서가 되었네요. 날씨 좋은 날, 카페나 도서관 벤치에 앉아서 읽기 좋으면서도 지적인 호기심도 채울 수 있는 책들의 소개라고 생각하시고 편하게 읽어주세요. :)


 




1. 강신주 <철학이 필요한 시간>


-선생님, 철학을 배워서 뭐에 써먹나요?


초등학생때 저 질문을 했던 때가 엊그제 같네요. 만약 아직 마음속으로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대학생 추천도서라고 하기엔 다분히 교양도서 같지만, 비전공자들에게 철학 입문서로 적당한 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후회하지 않는 삶은 가능한가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개처럼 살지 않는 방법 이지, 『분서』"


<철학이 필요한 시간>은 이런 식으로 책의 각 챕터는 주제와 소개하는 철학자를 함께 엮어 놓았습니다. 덕분에 어디선가 들은듯한 철학 용어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죠. 니체의 영원회귀는 맨날 들어도 무슨 뜻인지 모르다가 이 책을 읽고 쉽게 이해했던 기억이 나네요.


‘인문학 카운슬링’이라는 부제처럼, <철학이 필요한 시간>은 철학자들의 생각으로 우리 삶을 엿볼 수 있게 엮어 놓은 에세이에 가깝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고 나서 왠지 마음이 후련해졌던 기억이 나네요. 어설픈 자기위로의 책들에 거부감이 있으셨다면 특히 추천하고 싶은 공감 에세이랍니다.




 


2. 정재승 진중권 <크로스>


과학자와 미학자, 공학과 인문학이 엮어내는 이 짤막하고 재미난 에세이들은 세상사에 관심 많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만한 대학생 추천도서에요. 로또와 오디션, 트랜스포머와 종말론까지 시대의 핫한 이슈를 과학자인 정재승씨와 미학자인 진중권씨가 각자의 눈으로 해석하는 내용을 엮어냈거든요.


사진도 많아서 가볍게 읽기 좋지만, 과학과 미학의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세상은 이 책이 아니면 대체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술술 읽히면서도 책 여기저기에서 드러나는 예리한 통찰력은 지적인 즐거움도 전해줍니다. 가볍게 읽고 배속을 두둑하게 할 수 있는 책이랄까요? 


서로 다른 분야의 입담 좋은 두 사람의 이야기니만큼, 둘의 관점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로또를 통해 더 부유해질 가능성은 수학적으로 제로다. 당첨금을 당첨확률로 곱해서 얻어지는 숫자는 내가 로또 사는 데 쓴 돈의 50퍼센트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수학적 명증성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계속 로또를 사는 걸까?’ (책 속에서)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각’을 가진다는 것이 세상을 판단함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깨닫게 되는 책이기도 해요.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또 세상이니 말이죠.




 

3. 신영복 <강의>


동양고전을 읽기 전에 읽으면 좋은 대학생 추천도서로 신영복씨의 <강의>를 빼놓을 수 없죠. 동양고전에 관심 있는 사람은 많지만, 막상 읽으려면 부담되는 것이 사실인데요. 그런 학생들에게 권하는 대학생 추천도서에요.


저자가 동양 고전의 전문가가 아니라고 서론에 밝히고 있기도 하고, 실제로 500여 페이지에 동양고전을 전부 담아놓는 것은 불가능하겠죠. 그래서 ‘강의’에서는 학문적인 작업보다는 개인적인 시선에 맞춰 구절을 해석하고 강의합니다. 그래서 저자의 주관적인 색채가 많이 묻어나는 편이죠.


하지만 본격적인 동양철학 전공자가 아니라면 많은 해석과 사례를 제시하는 ‘강의’의 서술 스타일이 훨씬 쉽지 않을까 싶네요.


‘미래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오는 것입니다.’(책 속에서)


우리가 인문학, 혹은 철학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이 말이 바로 그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조금은 진지하게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싶은 학생에게 추천해주고 싶네요.






 


4. 최재천 <통섭의 식탁>


‘통섭학자’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최재천씨의 <통섭의 식탁>이 오늘의 마지막 대학생 추천도서입니다. <통섭의 식탁>은 자신을 책벌(冊閥)이라고 지칭하는 저자의 서평 일지에 가깝습니다. 자신이 읽은 책들을 에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 등에 비유해 소개하고 있는 책이죠.


저자인 최재천씨는 우리나라에 통섭(通攝: consilience)이란 개념을 소개한 학자로도 유명합니다. 우리 교육은 문과와 이과를 엄밀히 나눠놓고 있지만, 사실상 21세기의 우리는 평생 직업을 적어도 대여섯 차례 바꿀 것으로 예측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과학자이지만 뛰어난 인문학적 소양을 넘나드는 저자처럼, 학문적 경계를 뛰어넘어 활동하는 ‘통섭형 인재’가 21세기에 필요하다는 주장이 최근들어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논의와는 별개로 저자는 <통섭의 식탁>은 한계가 없는, 배움의 즐거움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우리는 종종 “모르는 게 약이다.”라고 자기기만을 하며 산다. 그러나 나는 결코 모르는 게 약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늘 “알면 사랑한다!”라는 말을 이마에 써 붙이고 다닌다. 서로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더욱 사랑하게 된다고 확신한다.' (책 속에서)


자신의 분야만 아는 것은 때때로 오해를 야기하고, '소통의 부재'를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것을 떠나서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책읽기에서 느껴지는 인간적인 면모가 매력적인 책이었어요. 다만 개인적인 에세이에 가깝다 보니, 너무 ‘통섭’이란 말에 기대하고 보기보다는 에세이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보시길 추천합니다.

 

*사진출처 Flickr Chiara Cremaschi



지금까지 가볍게 읽을 만한 대학생 추천도서를 소개해드렸습니다. 햇살 좋은 가을날, 책 한 권 들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시는 건 어떨까요? :) 그럼 다음 시간에 만나요!